경제 달력

추첨을 대신한 경매

1994 사상과 응용 읽기 4분

1994년 7월 25일 워싱턴에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무선 주파수를 파는 첫 경매를 열었다. 닷새와 마흔일곱 차례의 입찰 끝에 전국 면허 열 건이 6억 1700만 달러에 주인을 찾았다. 그 규칙을 쓴 것은 경매 이론가 세 사람이었다.

사실

옴니 쇼어햄 호텔의 닷새

그때까지 미국 정부는 주파수를 팔지 않고 나누어 주었다. 연방통신위원회는 신청자들을 비교 청문으로 가렸고, 1981년부터는 추첨으로 정했다. 이 방식은 사용권을 공짜로 넘겼고, 당첨자는 그것을 곧바로 되파는 일도 있었으며, 그 차익은 공공의 몫이 되지 못했다. 1993년 예산법이 통신법에 309(j)조를 더해 마침내 경쟁 입찰을 허용했다. 남은 문제는 어떤 방식이냐였다. 잘못 설계된 경매는 추첨보다도 주파수를 더 나쁘게 배분할 수 있었다.

위원회는 경제학자들에게 물었다. 폴 밀그럼, 로버트 윌슨, R. 프레스턴 매카피는 그때까지 쓰인 적 없는 방식을 내놓았다. 동시 다회차 상승 경매다. 모든 면허를 한꺼번에 내놓고, 입찰은 회차를 거듭하며 올라가며, 어느 한 곳에서라도 새 입찰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낙찰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면허들은 서로를 보완한다. 이웃한 두 지역을 아우르려는 응찰자에게 두 번째 면허의 값어치는 첫 번째를 따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가격이 함께 오르는 것을 보면서 그는 도박 대신 저울질을 할 수 있다.

팔린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열 건의 면허가 담은 대역폭은 모두 합해 787.5킬로헤르츠, FM 라디오 네 곳이 차지하는 자리보다 좁다. 자격을 얻은 응찰자 스물아홉이 모였고 여섯이 면허를 안고 돌아갔으며, 낙찰 총액은 순액 기준 6억 1700만 달러였다. 사전 추정치는 그 10분의 1 남짓이었다.

1994년, 추첨을 대신한 경매
그것이 드러내는 것

설계가 할 수 있는 일

이 일은 경제 이론의 쓰임이 바뀐 지점을 보여준다. 이미 있는 시장을 서술하는 일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그 규칙을 직접 쓰는 일이었다. 참여자 각자가 자기 이익만을 좇아 주파수의 값어치를 스스로 드러내게 만드는 설계다. 이 메커니즘 설계는 그 뒤 주파수를 떠나 전력, 공항 이착륙 시간대, 배출권으로 옮겨갔다. 낙찰 총액은 간판이었을 뿐, 진짜 관건은 다른 데 있었다. 그 자원을 가장 잘 쓸 이에게 놓아두는 일이다.

이어진 일들은 설계에도 손볼 데가 남는다는 것을 일깨웠다. 소규모 사업자에게 준 입찰 공제는 이름뿐인 회사를 낳았고, 응찰자들은 입찰액 끝자리로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는 법을 익혔다. 위원회가 반올림한 금액만 받기로 하고서야 그 관행이 멎었다. 그럼에도 이 방식은 수십 개 나라가 받아들였고, 밀그럼과 윌슨은 그 공로로 202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닷새 만에, 하나의 규칙이 아무도 본 적 없는 물건에 값을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