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핵심 인프라를 겨냥할 수 있는 악성코드를 쓰려면 드문 기술과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한 그룹이 전력망에 투입한 코드를 인공지능에 쓰게 했고, 시스템 내부로 들어가는 시간은 이제 분 단위로 세어진다. 이 분석은 어떤 기법도 설명하지 않는다. 하나의 경제적 변화를 따라갈 뿐이다. 공격의 비용이 0으로, 속도가 즉시로 향할 때, 공격과 방어 사이의 균형이 무너진다.
1 오늘의 공격
사실: 기계에 맡겨진 악성코드.
사실
AI가 쓴 악성코드
2026년, 보안 업체 카스퍼스키(Kaspersky)는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그룹을 문서화하고 '아머드 리코(Armored Likho)'라 명명했다. 그 특징은 이렇다. 대형 언어 모델을 사용해 1단계 악성 코드를 생성했고, 이를 러시아·카자흐스탄·브라질의 정부 기관과 전력망에 투입했다. 초기 침입은 함정을 심은 이메일이라는 고전적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악성코드 자체를 만드는 일은 기계에 맡겨졌다. 이는 고립된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하나의 관행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2 기계의 서명
단서: 하나의 지문이 다른 지문을 지운다.
단서
모델의 흔적이 저자의 흔적을 지운다
AI가 코드를 썼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그 방식으로 안다. 장황하고 교과서 같은 주석, 소스 한가운데 놓인 이모지, 중복된 블록. 급한 개발자가 아니라 언어 모델 특유의 문체다. 그런데 핵심은 하나의 역설이다. 보통 코딩하는 방식은 그 저자를 드러낸다. 습관, 언어, 버릇이 수사관에게 지문 역할을 한다. AI가 쓴 코드는 더 이상 그 지문을 담지 않는다. 그 문체는 특정한 손이 아니라 모델의 학습 데이터를 반영한다. 기계의 서명이 인간의 서명을 지운다.
3 무너지는 장벽
변화: 드문 재능에서 단순한 의도로.
변화
병목이 재능에서 의도로 옮겨간다
지금까지 효과적인 악성코드를 쓰려면 습득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드문 노하우가 필요했다. 그것이 장벽이었다. 심각한 표적을 칠 수 있는 행위자의 수를 제한했다. 생성형 AI는 그 장벽을 낮춘다. 한때 전문가 팀이 필요했던 일을 평범한 행위자의 손에 쥐여 준다. 공격 능력을 대중화한다. 병목이 옮겨간다. 이제 희소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의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리고 유능한 자보다 악의를 품은 자가 언제나 더 많다.
4 빨라지는 속도
속도: 대응 시간이 증발한다.
속도
의도와 실행 사이의 간격
두 번째 변화는 속도다. 방어자는 '침투 확산 시간(breakout time)'을 측정한다. 공격자가 망에 발판을 마련하는 순간부터 내부로 횡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순간까지의 간격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2026 보고서에 따르면 그 평균은 29분으로 떨어졌다. 2024년보다 65% 빨라졌으며, 관측된 최단 기록은 27초, 한 사례에서는 침입 4분 뒤 데이터 유출이 시작됐다. AI는 의도와 실행 사이의 간격을 압축한다. 반면 인간 팀은 공격을 알아차리는 데만도 몇 시간이 걸리곤 한다.
평균 침투 확산 시간
29분
횡적 이동 전까지; 2024년보다 65% 빠름(최단 기록 27초).
최단 유출 시작
4분
초기 침입 뒤: 방어자에게 더 이상 대응할 시간이 없다.
5 현상의 규모
척도: 사건이 아니라 산업화.
척도
AI, 무기이자 전장
아머드 리코는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같은 보고서는 AI 지원 공격 작전의 증가를 전년 대비 +89%로 집계한다. 여러 국가 연계 그룹이 언어 모델로 구동되는 악성코드를 배치해 정찰과 문서 수집을 자동화했고, 다른 이들은 흔적을 지우거나 가짜 신원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데 쓴다. 새로운 국면으로, AI 시스템 자체가 표적이 되고 있다. 공격자들이 수십 개 조직의 AI 도구에 악성 프롬프트를 주입한다. 이제 AI는 무기이자 동시에 전장이다.
6 공수 비대칭
이론의 핵심: 하나의 허점 대 모든 것.
이론의 핵심
공격이 방어보다 싸질 때
여기가 전환점이다. 사이버 보안은 근본적 비대칭을 따른다. 공격자는 단 하나의 허점만 찾으면 되지만, 방어자는 언제나 모든 허점을 막아야 한다. 정치학자 로버트 저비스(Robert Jervis)는 '공수 균형(offense-defense balance)'이라는 개념을 정식화했다. 공격이 방어보다 싸질 때 세계는 불안정해진다. AI는 바로 그 균형을 잘못된 쪽으로 옮기고 있다. 방어의 비용보다 공격의 비용을 더 빠르게 낮춘다. 공격자는 천 번 틀려도 되지만 방어자는 매번 옳아야 하는 '방어자의 딜레마'가 이로써 악화된다.
7 흐려지는 귀속
전략적 귀결: 서명이 없으면 보복도 없다.
전략적 귀결
귀속이 없으면 억지도 없다
지문의 소거는 수사의 차원을 넘어선다. 사이버 보안이든 지정학이든 모든 억지는 귀속에 기댄다. 보복하려면 누가 쳤는지 알아야 한다. 코드가 더 이상 저자를 지목하지 않으면 그 출처를 되짚는 일은 더 불확실해진다. 그리고 불확실한 보복은 억지하지 못한다. AI는 귀속을 흐림으로써 수사만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자의 손을 멈추게 했던 바로 그 메커니즘, 곧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침식한다.
8 왜 전력망인가
표적: 다른 모든 것의 토대.
표적
외부효과로서의 불안정
표적의 선택은 순진하지 않다. 전력망은 다른 모든 것의 토대다. 병원, 식수, 통신, 교통, 금융. 그 고장은 결코 고립되어 머물지 않고 연쇄적으로 퍼진다. 그 안전은 공공재이고, 그 불안정은 공격받은 사업자를 훨씬 넘어 사회 전체가 짊어지는 외부효과다. 그것은 또한 '정치적' 표적이다. 전력망을 치는 것은 하나의 능력을 알리고, 방어를 시험하고, 압력을 행사하는 일이다. 반드시 총 한 발 쏘지 않고도.
9 방어도 무장한다
반대편: 경주가 시작됐다.
반대편
그러나 속도는 공격 편이다
AI를 순전한 공격 우위로 그리는 것은 틀렸다. AI는 방어자도 무장시킨다. 방대한 로그의 바다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경보를 선별하고, 대응의 일부를 자동화하고, 허점을 더 빠르게 메운다. 경주는 시작됐고, 그것이 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 하나의 불균형이 남아 있다. 정밀한 타격을 자동화하는 편이, 낡고 이질적인 시스템 전체를 방어하는 편보다 더 간단하다. 속도는 지금으로선 공격 쪽으로 기울어 있다. 그리고 되돌려야 할 것이 바로 그 불균형이다.
10 한계와 균형
올바른 척도: 마법도 운명도 아니다.
올바른 척도
위협을 신화화하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두 가지 과잉이 도사린다. 첫째는 파국론이다. AI는 (아직) 근본적으로 새로운 공격을 발명하지 않는다. 기존의 것을 가속하고, 산업화하고, 대중화한다. 게다가 주변 담론의 일부는 보호를 파는 산업이 부추기는 공포 마케팅이다. 둘째 과잉은 부정일 것이다. 분 단위 침투, 급증하는 작전 같은 수치는 실재하며, 가장 심각한 공격의 고리 안에는 지금으로선 인간이 남아 있다. 명료함은 그 둘 사이에 있다. 위협을 신화화하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가장 견고한 방어는 흔히 가장 기본적인 것(분할, 백업, 디지털 위생)임을 기억하는 것.
11 공격이 자동화될 때 방어하기
결론: 바뀌는 것은 공격의 경제학이다.
변화의 의미
이제 질문은 '누가 코드를 썼는가'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공격의 본성이 아니라 그 경제학이다. 공격 코드를 쓰는 비용이 0으로, 속도가 즉시로 향하고 그 서명이 흐려질 때, 인프라를 지켜온 균형이 무너진다. 따라서 올바른 질문은 더 이상 '누가 이 코드를 썼는가'가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기계다, '공격이 자동화될 때 억지와 회복력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이다. 그 답은 기술만의 것이 아니다. 경제적이고 정치적일 것이다. 공격을 더 비싸게, 방어를 더 빠르게, 그리고 막을 수 없는 것을 흡수할 만큼 인프라를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다.
나침반
①
AI는 공격 코드를 쓰는 데 드는 비용·기술·시간을 무너뜨린다. 공격이 대중화되고 가속된다.
②
비대칭이 벌어진다. 공격자는 허점 하나와 몇 분이면 되지만(침투 확산 29분까지), 방어자는 언제나 모든 것을 막아야 한다.
③
기계의 코드가 인간의 서명을 지운다. 귀속이 흐려지고 억지가 약해진다. 질문은 '공격이 자동화될 때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가 된다. 이 자료는 하나의 논쟁을 제시하며, 조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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